고우영화백님..부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나는 이세상에 태어나서 한글을 고우영화백님의 삼국지를 보면서 배웠다..
또한 내 생에 첫 삼국지도 역시 고우영화백님의 삼국지이다...

아버지도 고우영화백님의 팬이라서 스포츠신문에 연재되고 단행본이 처음 나온 79년 6월부터 단행본을 사모으기 시작하셨고 지금도 책장한켠에는 삼국지와 수호지, 서유기, 배비장전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때 수호지는 연재 중단으로 단행본6권이후 한참뒤에 다시 나왔고 그후 그림체와 내용전개가 약간 어긋나기도했다...
예능쪽의 암울했던 시기.. 그 유쾌한 언변과 시대를 초월한 유머감각.. 자신의 모습을 유감없이 작품에 표현하셨던 아주 재미있으셨던분...
80년에 수호지를 사모으셨던 아버지는 내용이 약간 야하다는 이유로 손이 안 닿는 책장제일위에 올려놓으셨고 난 어린나이에 너무나 보고싶어 책장을 곡예하듯이 밟고 올라가 몰래 보기도 하였다.. 야한게 뭔지도 모르면서...

고우영화백님의 삼국지는 아직도 나의 인생철학이며 가끔씩 잠자리에 들때 엎드려 보곤한다..
유비와 조조, 손권의 대립이 아닌 제갈량과 관우의 대립.. 참으로 기막힌 인물묘사...
4권의 동양예수님 우길이 나오는장면은 초등학교6년때까지도 무서워서 제대로 못봤다.. 꿈에 나올까봐..
관우와 장비를 표현할때는 항상 수염때문에 고생한다며 작품속에 유감없이 표현하고 조조를 쪼다로 표현하는 재치..(북한사투리로 됴됴..^^) 그래도 조조가 제일좋았다.
그 7,80년대를 표현하며 등장인물들의 시대초월한 유머들과 펜터치는 어느 누구도 따라하지못했다..
난 아직까지 술자리나 모임에서 고우영화백님의 유머를 빌려쓰곤한다...

책장한켠에 자리잡은.. 이제는 너무 바래서 너덜너덜한 단행본들...
작년에 삼국지가 시디로 나와서 냉큼 구입하기도 하였지만 책으로 보는것과는 역시나 상대가 안된다...
대장암때문에 몸이 안좋으신건 알았지만...
너무나 갑자기 뉴스로 접하고선... 삶의 한기둥이 없어지는것 같았다...

부디...부디... 부디...
by SAYLY | 2005/04/25 17:49 | 주절주절 | 트랙백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sayly.egloos.com/tb/1243918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ㅠㅠ at 2008/07/05 16:34
크아ㅠㅠ고 화백님ㅠㅠ철학자이심 !!흙흙..어이 가셨는고..
Commented by 고.광팬 at 2008/07/05 16:40
멋진 분이셨죠. 인생의 철학자. 순수비판자ㅠㅠ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


카테고리
관심거리
게임세상
주절주절
죠커성단
최근 등록된 덧글
멋진 분이셨죠. 인생의 ..
by 고.광팬 at 07/05
크아ㅠㅠ고 화백님ㅠㅠ..
by ㅠㅠ at 07/05
저랑 똑같은일을겪으셧..
by 렁쓰. at 04/29
지나가다 우연히 글보고..
by 노리 at 10/21
최근 등록된 트랙백
설명서
by [비누인형] Ep. in Life
여행한 곳과 여행할 곳.
by 바로바로의 중얼중얼
라이프로그
로버트 카플란의 타타르로 가는 길
로버트 카플란의 타타르로 가는 길

rss

skin by SAYLY